6년간 별거 중인 부인을 살해한 뒤 사체를 암매장한 남편과 그의 동거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30일 이혼 문제로 다투다 부인 차모(42)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살인 등)로 박모(42)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동거녀 황모(42)씨를 같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황씨의 친오빠(44)와 아버지(69)도 암매장을 돕고 알리바이를 조작한 혐의(사체유기 등)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황씨는 이달 13일 오전 2시20분께 인천 계양구 작전동에 세워놓은 차량 안에서 차씨와 말다툼을 하다 끈으로 차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과수원에 암매장했다. 황씨 오빠와 아버지는 사체처리 공모 및 차량 제공, 암매장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박씨가 부인을 시흥에 내려주고 황씨집에서 잤다”며 사전에 입을 맞췄고, 차씨에게 발송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기록을 남기는 등 단순 실종으로 사건을 위장했다. 박씨는 범행이 발각될 경우 사체 유기장소에 혼선을 주기 위해 직장 후배의 차를 빌려 타고 일부러 서해대교를 통과했다.
동거녀 일가족까지 동원된 범행은 경찰에 실종신고가 되며 들통이 났다. 20여 년간 한번도 결근이 없던 차씨가 며칠간 연락이 안 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차씨 직장동료가 “왜 신고를 하지 않느냐”며 따지자 박씨는 마지못해 신고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박씨로부터 자백을 받았다. 시흥경찰서 관계자는 “박씨는 ‘이혼을 거부하고 무시해 홧김에 목을 졸랐다’고 진술하지만 황씨는 ‘차에만 타고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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