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여파에다 황사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업은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미역과 다시마 판매량이 이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이들 식품에 함유된 요오드 성분이 방사성 물질의 체내 흡착을 막아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마트에서는 각각 100%, 95% 안팎까지 늘었고, 롯데마트에서도 50~60%씩 증가했다.
지난 25일 대한의사협회가 “방사성 물질의 국내 검출량이 극히 미미하고 요오드 포함 식품의 예방적 효과도 미미하다”고 설명했지만, 전국 12곳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29일 롯데마트에선 미역과 다시마가 전날보다 12% 더 팔렸다.
황사라는 계절적 특성에다 ‘방사능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마스크, 공기청정기, 손 소독제 등의 판매량도 훨씬 늘었다. GS25에선 12~29일 마스크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101.9% 급등했다. G마켓에서도 22~28일 황사마스크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35% 늘었고, 손 세정제와 공기청정기는 각각 23%, 21% 더 많이 팔렸다.
물을 필터로 삼아 공기를 씻는 에어워셔(airwasher)도 방사성 물질을 걸러준다는 헤파필터 탑재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1~3월 위니아만도의 ‘위니아 에어워셔’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150%나 늘었는데, 이 중 30% 가량이 일본 원전 사고 이후에 팔렸다.
일본 대지진 이후 장기보관이 가능하면서도 영양가 높은 ‘비상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조림이나 말린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었다”고 전했고, 우유나 두유를 팩 상태에서 6개월간 상온 보존할 수 있는 6겹 무균 포장기술을 보유한 테트라팩에는 일선 식음료 업체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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