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가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이 축출 직전에 몰렸다.
AFP, AP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최대 도시 아비장에서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는 군인들이 국영방송 RTI를 장악했고 그바그보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AFP는 그바그보 측 필리페 망구 육군참모총장이 현지 남아공대사관으로 피신하고, 그바그보군은 아비장 국제공항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소식통을 인용, 그바그보 측이 유엔에 자신들의 철수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와타라 쪽으로 권력이 넘어간 것이다. 와타라 측은 국경폐쇄와 아비장 지역 야간 통행금지령을 공포했다.
하지만 그바그보 측 대리인은 국영TV 장악 주장을 반박하고 그바그보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스웨덴 국적 유엔 직원 1명이 아비장에서 유탄으로 보이는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스웨덴 외무부가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와타라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미국과 유엔 등도 와타라를 합법적 당선자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바그보 대통령은 패배에 불복하고 유엔 등의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4개월 간 양 측의 유혈충돌로 최소 494명이 숨졌다.
국제사회의 중재가 실패하자 와타라 당선자 측은 지난달 29일부터 군대를 동원해 그바그보 압박에 나섰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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