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7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1번 출구. 4ㆍ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정당기호 2번 어깨띠를 두르고 출근하는 주민들 앞에 섰다. 잠시 뒤 한나라당 분당을 예비후보인 강재섭 전 대표가 1번 어깨띠를 두르고 같은 장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ㆍ현직 여야 당 대표가 조우하면서 정자역이 한 순간 '거물급' 전철역이 된 셈이다. 강 전 대표는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물러난 김병욱 분당을 지역위원장을 보고는 손 대표에게 "지역위원장이 나와도 되는데 왜 이렇게 거물이 출마했느냐"고 농담조로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악수를 나눈 손 대표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손 대표가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이날 한나라당은 분당을 후보를 전략공천이 아닌 여론조사 경선으로 결정키로 정리했다. 이에따라 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초반 판세는 접전 양상이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손 대표의 출마 선언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강 전 대표는 44.3%, 손 대표는 42.7%를 얻었다. 오차범위 내 승부다.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숨은 표심이 손 대표 편이라면, 강 전 대표에게는 지난 대선과 총선을 승리로 이끈 당 대표로서의 정통 한나라당 이미지와 든든한 조직 기반이 있다.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은 "처음부터 강 전 대표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분당 주민들을 향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 전 대표에 대한 대응 전략을 짜고 말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선주자로서의 비전, 대한민국의 변화 등 큰 그림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손 대표는 이날 "의석 하나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변화의 길에 함께 해 줄 것을 분당 주민들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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