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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회견' 반발/ "MB, 사과 아닌 자기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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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회견' 반발/ "MB, 사과 아닌 자기변명"

입력
2011.03.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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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일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에 대해 "(공약으로 제시해) 단물을 빼먹고 버리는 것이 국가의 최고지도자인가"라며 성토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고개 숙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공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며 "자신의 선거에 한 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또 한 번 활용한 후 내던져 버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도 "이명박 정부가 공약(空約) 남발로 국민을 배신하고 신뢰를 떨어뜨린 데 대해 정부를 비판하기에 앞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에 대한 각론으로 들어가면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규모 국책 사업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는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 출신 김영춘 최고위원은 "동남권 신공항을 개발 포퓰리즘이나 표를 얻기 위한 판단이라고만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탈당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날도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유 대표는 김두관 경남지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참여정부 때도 신공항 건설 문제를 검토했지만 도저히 논의할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며 "쉬울 것 같으면 전 정부에서 추진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안형환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익 차원에서 대승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대통령의 고뇌와 진정성을 담은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도 "작은 이익보다 나라의 전체 이익을 생각하는 게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며 갈등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다수의 영남권 의원들을 여전히 신공항 백지화에 반발하면서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남권 신공항을 영남 이기주의로 매도하는데 분노를 느낀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고향에 내려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은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영남권 민심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밀양 지역 13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밀양시민연대는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는 자기 변명처럼 느껴졌다"면서 "촛불집회를 계속 열겠다"고 경고했다. 부산에서도 "김해공항 확장 이전에 대한 구체적 대책 없이 기자회견만으로 민심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대통령의 회견 내용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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