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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키우는 학생 평가] 내신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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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키우는 학생 평가] 내신의 딜레마

입력
2011.03.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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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경쟁 부추기는 상대평가 마뜩찮고사교육 활개칠까 절대평가 불안하고

내신이 대입에 반영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내신 평가방식은 10~15년 주기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번갈아 시행돼 왔다. 상대평가는 학생들의 과도한 경쟁과 성적에 따른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문제가, 절대평가는 '성적 부풀리기'로 인한 내신 신뢰도 하락, 고교 등급제 부활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 9등급제를 2014년부터 'ABCDEF'의 6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의 평가 방식은 동료 학생들 간의 배타적 경쟁심과 석차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조장해 결과적으로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교사들은 학생의 학업 성취 수준을 평가하기보다 '줄 세우기'를 위해 어려운 '함정 문제'를 출제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는 점도 제기됐다.

현 정부와 이념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전국교직원노조나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도 절대 평가로의 전환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고교 내신 평가가 대학 입시를 위한 선발 기능 보다 학생 개인의 능력과 성장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절대평가 전환은 대입에서의 특목고 우대, 고교등급제와 대학별 본고사 부활로 이어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교조는 "현재의 입시구조에서는 성적 부풀리기로 인한 내신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고, 대학들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대학별 고사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또 암암리에 고교등급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신 불이익이 줄어드는 특목고로 학생들이 몰려 사교육 시장이 다시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지금도 노골적으로 특목고 출신 학생을 우대하고 있는 대학들의 선발 방식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교육 현장이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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