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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도 "한국 생활 어려움 겪는 재중동포 힘껏 도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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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도 "한국 생활 어려움 겪는 재중동포 힘껏 도울 생각"

입력
2011.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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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조정위원 위촉 최길도 귀한동포연합총회장한국 국적 취득 후에도 생업 접고 동포지원 활동

"취업 학업 등으로 한국에 들어온 재중동포가 130만여명입니다. 임금 체불, 산재처리 등 법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통역과 법률지원 등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최근 서울 남부지검이 형사조정위원으로 위촉한 최길도(54) 귀한(歸韓)동포연합총회 회장의 포부다.

남부지검이 최 회장과 함께 재중동포 이해응(36) 박민(29)씨를 형사조정위원으로 선정한 것은 구로 영등포 금천구 등 관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9만8,000여명 가운데 중국인이 9만여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이들과 관련한 민ㆍ형사 사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상담 및 조정 등 형사사건의 원활한 처리와 범죄 예방을 담당한다.

형사조정위원 위촉 전에도 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에서 최 회장은 상담가로 통했다. 임금체불이나 사기사건 등 동포들이 한국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겪을 때마다 조언은 물론이고 행정서류 작성까지 꼼꼼하게 챙겨주기 때문이다. 음주 폭행사건 등을 해결하느라 자다가 파출소에 뛰어가는 일은 지금도 다반사다.

최 회장이 한국 생활을 시작한 건 2000년.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무역회사를 다녔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경기 안산시의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일을 했다. 이후 전남 완도군의 양식장, 일용직 노동까지 4년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한국에서 동포들이 겪는 열악한 처우를 온몸으로 느꼈다. 2005년 그토록 바랐던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그의 가슴은 항상 공허했다.

특히 2001년 겪은 일은 최 회장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함께 일하던 동포의 손이 프레스기계에 끼어 손가락 10개가 다 잘려나갔는데 회사, 사장, 정부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손가락을 잃은 채 중국으로 돌아갔죠. 억울한 일을 막으려면 누군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 회장은 2006년 귀한동포연합총회에 뛰어들면서 아예 생업을 접었다. 동포들에 대한 한국 적응 프로그램, 현장문화체험 등 지원활동에도 열을 올렸고, 지난해 2월부터는 회장직까지 맡아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는 "지금까지 활동해온 것은 오로지 아내와 두 아들의 지원 덕분"이라며 가족에게 공을 돌렸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지런을 떨지만 최 회장은 아직 동포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금사기, 산재처리 등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줄 곳이 마땅찮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형사조정위원이 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형사소송법 공부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동포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고 나아가 한국인들과 원활한 소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 회장을 비롯한 형사조정위원 3명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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