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각국 정부의 무차별적 유혈진압이 이어져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친정부 세력이 시위에 합류하면서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수도 다마스쿠스 등 시리아 전역에서 이날 수만명의 알 아사드 대통령 지지자들이 행진을 벌였다. 친정부 세력은 “국민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를 원한다”며 거대한 대통령 사진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유화책도 내놓았다. 모하메드 나지 오트리 총리를 포함한 각료 32명은 이날 사임안을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제출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시리아 국영TV가 보도했다. 하지만 모하메드 나지 오트리 총리는 임시 총리로 즉시 재임명됐고, 기존 내각 구성원들도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업무를 맡는다. 이번 사임은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24시간 이내 비상사태법 폐지를 포함한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8일 남부도시 다라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과 비상사태법 폐지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또 사망자가 나왔다. AP통신은 다라에 파견된 군과 비밀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곳곳에 배치된 저격수들이 시위대를 조준했다고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25일 이후에만 37명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퇴진의사를 번복하며 정국 혼란이 사그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르 지역 무기공장에서 28일 발생해 1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발 사고가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알카에다의 위협은 더욱 커졌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오히려 “반대파들이 예멘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영 뉴스 사바(Saba)가 29일 보도했다.
바레인에서는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이 첨예해지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야권은 “정부군이 검문 등을 통해 시아파 인사를 잡아가고 있다”며 지난 한 주동안 시위 중 250여명이 구금되고 4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레인 의회는 지난달 사퇴서를 제출한 최대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 소속 의원 18명 중 11명의 사퇴서를 받아들였다고 밝혀 바레인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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