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아프리카의 섬 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암바토비 광산. 곳곳에서 포크레인을 비롯한 각종 중장비들이 시뻘건 원광(니켈, 코발트, 철광석 등이 들어 있는 흙)을 캐고 있었다.
여의도 면적의 1.3배(11㎢)에 달하는 이곳은 세계 3대 니켈 프로젝트이자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서 진행한 대형 광물 자원 프로젝트 중 처음으로 완성 단계에 이른 '암바토비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다.
원광은 중앙처리시설(OPP)에서 인근 망고르 강에서 끌어 온 물과 섞여 마치 된장국을 연상시키는 슬러리 형태로 펌프 시설로 옮겨진다. 그리고 이 슬러리는 땅 밑 1.5m에 묻혀 있는 220km 길이의 파이프 라인을 타고 제1 항구도시 토아마시나의 플랜트로 이동한다. 플랜트에서 제련(H-PAL)과 정련(Refinery) 공정을 거치면 원광은 순도 99.9%를 자랑하는 은색 건빵 모양의 니켈과 순도 99.8%의 코발트로 다시 태어난다.
이날 이 플랜트에서 암바토비 프로젝트 준공식이 열렸다. 김신종 한국광물공사 사장을 비롯한 삼성물산 등 한국컨소시엄 6개 민간 기업 관계자들과 캐나다 쉐릿, 일본 스미토모 등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모여 2007년 5월 첫 삽을 뜬 이래 4년 가까이 이어진 대공사의 마무리를 자축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엘빈 쉐릿 부사장은 "마무리 점검이 필요하지만 53억 달러(5조6,000억원)가 투입된 공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중"이라며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니켈 완성품을 선보이고 2013년부터 해마다 6만톤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암바토비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6대 전략 광물 중 하나인 니켈의 대량 확보. 니켈은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광물. 김신종 사장은 "2013년부터 해 마다 니켈 3만톤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 양은 한 해 평균 국내 사용량 12만톤의 4분의 1"이라며 "36.8%(2010년 기준)에 머물고 있는 니켈의 자주 개발률도 61.8%까지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경제성 평가 당시 톤 당 9,000달러였던 니켈이 최근 톤 당 2만6,000 달러에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니켈 및 코발트(연 5,600톤) 판매를 통해 해 마다 2억7,500만 달러를 벌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석탄열병합발전소, 암모니아 저장 탱크, 부두 하역 시설 등 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한국 관련 기업들이 다수 참여, 4억7,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과도 얻었다.
마다가스카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개발 사업인 이번 프로젝트는 마다가스카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공사 현장에는 현지인 1만1,0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총 투자비 중 12억달러는 암바토비 현지 기업들의 몫이었다. 프로젝트의 대정부 관계 책임자인 티나 라라이나씨는 "이곳 정부는 2002년부터 농업 위주의 경제를 광업 위주로 바꾸고 있다"며 "많은 분야에서 이 프로젝트를 본 떠 경제를 일으켜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실력으로 개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 아프리카는 물론 더 많은 해외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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