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의 올해 첫 공연 '돈키호테'가 박수와 아쉬움의 교차 속에 막을 내렸다.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내린 공연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원숙미에 이른 발레리나 김세연(키트리 역ㆍ31)씨의 풍부한 연기력이다.
동갑내기 엄재용(바질 역)씨와 호흡을 맞춘 그를 가장 도드라지게 한 것은 키트리란 인물에 대한 사랑이었다. 특히 설레임에 대한 감정 표현과 돈키호테의 유혹에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에서의 표정 연기는 무척이나 절절했다. 음악에 정확히 맞춘 춤보다는 감정에 따라 한 템포 느리거나 빠른 동작으로 감정을 묘사하는 것도 그다웠다. 현란한 기교를 뽐내는 것은 3막 결혼식 장면에 한 번 나오는 32회의 현란한 푸에테(회전동작)로 충분했다.
이 작품은 세르반테스 희극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해 몽상가인 돈키호테가 모험 중에 들른 마을에서 만난 키트리를 꿈속의 여인 둘시네아로 착각해 유혹하려다 몽상에서 깨어나 바질과의 사랑을 빌어 주며 떠나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솔리스트 대부분은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에 따른 감정 표현보다는 현란한 춤 동작을 보여 주는 데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돈키호테'에서 토슈즈가 아닌 굽 있는 캐릭터 슈즈를 신는 이유가 춤보다는 인물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인데 전체적으로 이런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장광렬 무용평론가는 "김세연씨의 원숙한 감정 표현과 연기력이 단연 돋보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했다"며 "이 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은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은데도 배우들이 춤 기량을 지나치게 강조해 재미있는 배역(캐릭터)들이 덜 표현된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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