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대한민국에서 역대 기관장이 가장 감옥에 많이 가는 데가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세청에서 열린 공정사회추진회의에 참석해 "국세청이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대해 많은 의미가 있음을 이해해 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세청도 정말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국세행정을 하면 좋겠다"면서 "그렇게 할 때 기업들도 공정한 조세행정에 대해 다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조세 업무를 담당하는 국세청이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공정한 과세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역대 국세청장 가운데 손영래 이주성 전군표 전 청장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한상률 전 청장은 그림로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농협의 경우도 한호선 원철희 정대근 전 회장이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됐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성실한 납세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투명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높이 존중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것은 아주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은 수입을 갖고 성실한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중요하다"며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지만 작은 수입에도 자기 몫의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사람을 평가하고 존경하는 그런 사회 풍토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직 대통령이 국세청을 방문한 것은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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