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반경 20km 이내 피난 지시가 내려진 지역에 수백구의 시신이 방사능에 피폭된 채 방치돼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진과 쓰나미로 숨진 뒤 피폭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바닷물에서 법적 기준치의 4,385배에 이르는 요오드 131이 검출됐고, 1호기 터빈실 부근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1만 배에 달하는 요오드가 검출되는 등 원전 사고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원자로 냉각기능 복구 작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쿄(東京)전력은 31일 1~3호기 터빈실과 원전 외부의 갱도(트렌치)에 고인 물을 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1호기 트렌치에 고인 고방사성 물의 수위가 지면에서 불과 수십㎝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자칫 흘러 넘친 물이 바다로 유입될 경우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오전부터 2시간30분에 걸쳐 배수작업을 실시했으나, 수위를 겨우 1m가량 낮추는 데 그쳤다.
1~3호기 터빈실 지하에 고인 오염수를 옮겨 담는 준비작업도 진행했다. 하지만 빼내야 할 물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지 못해, 오염수를 외부공간에 담아둘 탱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건물 주변을 떠돌아다니는 미세 먼지의 확산을 막기 위한 작업이 1일부터 시작된다. 당초 31일 예정이었으나 날씨 관계로 하루 미뤄졌다. 미세 먼지는 12일 1호기에 이어 3호기 건물이 폭발하면서 생긴 것으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채 바람을 타고 반경 수십㎞까지 확산되면서 해수와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쿄(東京)전력에 따르면 미세 먼지를 흡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합성수지를 주변에 뿌리는 작업을 4호기 남쪽과 6호기 북쪽 일대에서 진행한다. 합성수지 원액 9,000리터를 물에 15%의 농도로 희석시킨 6만 리터의 용액을 바닥에 뿌릴 예정인데, 앞으로 2주에 걸쳐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도쿄=한창만 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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