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TV 카메라 앞에서 리비아 군사개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국민 앞에 직접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저녁 워싱턴 국방대학에서의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개입은 “리비아 민간인에 대한 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교체까지 임무를 확대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제한적’ 군사개입으로 선을 긋는 이유를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에서 찾았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몰아내고 정권을 교체하는데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수천명의 미국인과 이라크 민간인들이 희생됐으며 전쟁비용도 1조 달러 이상 소요된 이라크전쟁을 “리비아에서 되풀이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카다피 축출에 나설 경우 “다국적군이 분열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28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공조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독으로라도 행동하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미국 혼자 행동해서는 안되며 또 미국이 모든 부담을 안아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리더십은 “미국이 모든 걸 안고 혼자 가는 것이 아닌 공조를 끌어내 동맹국과 비용을 나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war)’ 대신 ‘물리력(force)’이란 표현을 썼다. 제한적 성격의 군사조치라는 것을 드러내면서 다른 한편으로 리비아 군사개입이 다른 아랍국에 대한 군사조치의 선례가 아니냐는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발전은 똑같지 않다. 나라마다 다르다”고 해 리비아 군사대응이 다른 중동국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의 연설은 미국의 기존 입장 외에 새로운 것이 없었다. 또 리비아 군사개입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등에 대한 시간표도 제시하지 않아 부정적 여론에 어느 정도 답이 됐을지 미지수다. 톰 프라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그의 연설은 우리의 우려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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