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되는 2010~11 NH 농협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우승을 향한 마지막 길목에서 얄궂은 만남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지만 이제는 적으로 격돌하게 된 현대건설 황연주(25)와 흥국생명 한송이(27)다.
이번 시즌 우승은 황연주와 한송이의 어깨에 달려 있다. 외국인 선수 케니(현대건설)와 미아(흥국생명)의 기량이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두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긴 황연주는 이적 첫 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서브(0.523개)와 퀵오픈(52.20%) 1위, 시간차 2위(54.14%), 공격 종합 5위(41.30%)에 오르면서 팀을 정규 시즌 1위로 이끌었다.
한송이는 황연주가 떠나면서 전력이 약해진 팀을 위해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352점ㆍ5위)을 올렸고 퀵오픈 3위(44.83%), 공격 종합 6위(36.41%), 블로킹 7위(0.411개)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흥국생명은 한송이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왔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2주 정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황연주는 챔피언 결정전을 하루 앞둔 29일 “긴장 반, 자신감 반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친정팀인 흥국생명과의 결전에 대해선 “시즌 초반에는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아무래도 나를 잘 알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흥국생명에 대한 부담감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한송이는 현대건설과의 전력차를 인정하면서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송이는 “아무래도 체력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불리하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한송이는 지난해까지 후배였던 황연주와 대결에 대해 “팀을 옮기더니 전화도 없다”고 농담을 한 뒤 “연주의 강한 서브를 완벽하게 리시브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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