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파트 1층의 변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파트 1층의 변신

입력
2011.03.28 17:39
0 0

아파트 1층은 천덕꾸러기였다. 현관 옆에 위치한 탓에 늘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이 많아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조망도 전혀 없고. 그러다 보니 1층은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는 개구쟁이 아이들을 둔 가정 ▦높은 층이 불편한 노인가정과 장애인가정 ▦그리고 그 아파트에 꼭 들어가고는 싶은데 로열층(중상층)을 가기엔 돈이 부족한 가정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신규분양에서도 1층은 늘 '미분양 1순위'가 되곤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1층이 변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타개를 위해 애초 설계부터 1층에 공을 들이기 시작하고 마케팅도 강화하면서, '로열층 부럽지 않은 1층'이 탄생하게 됐다.

1층도 조망권이 생기다

'1층은 조망의 사각지대'란 편견은 옛말이 됐다. 발상을 바꾸면 낮은 층이기 때문에 더 큰 조망 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에서 준공한 '위시티 일산자이'에서 600억원 이상이 들어간 명품 조경시설을 가장 근거리에서 누릴 수 있는 가구는 다름아닌 1층이다. 위시티 일산자이 1단지 앞에 1,490㎡ 크기로 조성된 호수광장(레이크플라자)는 물론 고층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지만, 1층에서 보면 울창한 소나무가 우거진 호수공원이 거실 바로 앞에서 개인정원처럼 펼쳐진다.

반도건설이 다음달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분양할 '양산 반도유보라2차'아파트도 지상공간에 조각상과 분수, 나무, 잔디가 무성한 축구장 크기의 중앙광장을 설치함으로써, 1층의 조망권을 한껏 살렸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씩을 들여 단지 내에 조경시설을 꾸몄는데 사실 가장 큰 수혜 가구는 1층을 비롯해 4층 이하 낮은 층수의 세대들이다"며 "이는 낮은 층수를 분양하는 위한 마케팅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설계

1층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또 있다. 1층만을 위한 특별한 설계인데, 통상 맨 꼭대기 층에 적용하는 펜트하우스 설계를 과감히 1층에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SK건설은 올해 분양단지부터 1층을 복층형 펜트하우스 거실로 꾸민 설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복층의 천정높이는 무려 5m. 고급 타운하우스나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가능한 거실 분위기를 1층에서 느낄 수 있다.

GS건설도 지난해 1층 복층형 다락방 설계를 개발해, 신축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1층의 거실 높이를 2개층 높이인 5m로 올려, 거실 위쪽 공간을 다락방과 수납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결국 1층 거실 위쪽으로 거실 면적만큼의 공간이 더 생기는 것인데, 일반 2층 단독주택과 같은 느낌을 주겠다는 것이 설계 의도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임충희 GS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복층의 다락방 설계를 함으로써 1층에 노인과 자녀 등 2세대가 함께 거주할 수도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선 부분임대도 할 수 있어 1층 분양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1층 가구에 대해선 개별 주차장과 텃밭식 미니 정원을 주는 타운하우스 스타일의 설계를 개발했다. 고층거주자들은 도저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을 1층 입주자에게만 부여한다는 취지. 현대엠코는 이 같은 설계에 대해 저작권 등록도 마쳤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