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건국대학교에서 세계적인 영어철자 대회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비( SNSB)'의 한국 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치열한 예선과 본선을 뚫고 올라온 9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우승자는 6월1, 2일 미국에서 열리는 SNSB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서지원 학생(용인 문정중2)은 11세 때 최연소 토익 만점을 받았고, 준우승자인 김현수 학생(대원국제중3) 또한 13세 때 최연소 토플 만점의 주인공이었는데, 이 같은 사실만 보더라도 스펠링비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스펠링비 대회 출제 범위는 웹스터영영사전에 수록된 단어 전체로 45만 단어가 넘는다. 단순 암기방식으로는 이 많은 단어를 모두 외울 수 없다. 서지원 양은 우승 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파닉스를 꾸준히 공부했으며 영어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었다"고 했다. 사전을 찾아가며 단어의 품사, 의미뿐 아니라 문장 내 다양한 쓰임과 어원을 익히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스펠링비 대회에서는 참가자가 원할 경우 출제자에게 단어의 발음을 반복해서 들려달라고 하거나 품사, 의미, 예문, 어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데, 좋은 성적을 얻은 참가자일수록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효과적인 단어 학습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파닉스 학습'과 '음소인식 능력'이다. 단어의 발음을 정확히 인지하고 따라 하기 위해서는 학습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듣기를 통해 영어의 45개 음소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다음 파닉스를 익히면 새로운 단어나 여러 음절로 이뤄진 길고 복잡한 단어를 접했을 때도 체계적으로 발음을 유추해낼 수 있게 된다. 파닉스는 26개의 알파벳과 45개 영어 음소 사이의 규칙과 체계에 대한 학습법으로, 영어 단어의 약 84%가 파닉스 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다. 파닉스를 통해 단어를 소리 내어 읽을 수 있게 되면 철자와 뜻만으로 단어를 외우려 할 때보다 단어를 외우기가 한결 쉬워지게 된다. 무엇보다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의 단어를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읽기 능력이 유창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어휘력 또한 풍부해지는 선순환이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함께 익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all, is, am, every, the와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 같은 고빈도 단어 중에는 파닉스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들도 있으므로 별도로 익혀 두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자신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단어 학습량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유추'를 통해 텍스트 속의 단어를 재빨리 식별해 내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모르는 단어를 접했을 때 이미 알고 있는 단어와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발음하거나 의미의 경우 앞뒤 문맥을 이용해 뜻을 짐작해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능력은 파닉스 학습과 풍부한 읽기를 통해 기본적인 단어의 형성원리를 익힌다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영어의 다양한 '어원'을 익혀두면 유용하다. 일례로 manus는 라틴어로 손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수동의'를 의미하는 manual이 만들어졌고 manufacture(제조하다), manuscript(원고) 등의 단어가 생성되었다는 점을 알면 보다 쉽게 단어를 학습할 수 있고, 처음 접하는 단어일지라도 의미를 추측해낼 수 있을 것이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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