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리온스가 28일 추일승(48) 전 KTF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최하위에 그친 오리온스는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한다.
시즌 중반부터 구단 안팎에서 꾸준히 교체설이 흘러나왔기 때문에 김남기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리온스는 2009년 김 감독과 3년 계약을 했다가 지난 시즌 후 기간을 1년 단축했고, 결국 올시즌 후 칼을 빼들었다.
문제는 오리온스 구단이 감독 교체만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데 있다. 사실 '김승현 사태'는 오리온스가 자초한 일이다. 김승현이 한국농구연맹(KBL)의 임의탈퇴 조치를 받은 것도 이면계약 파문을 매끄럽게 매듭짓지 못한 구단의 책임이 크다.
오리온스는 4년 사이 감독 4명을 교체했다. 감독이 팀을 추스를 여유조차 주지 않고 지휘봉을 빼앗은 것이다. 김남기 감독은 물론이고 전임 이충희, 김상식, 정재훈 감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로농구 최장수(7년) 감독인 유재학 모비스, 안준호 삼성 감독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그래도 믿고 기다려준 구단 덕분에 두 감독은 각각 4번의 정규시즌 1위, 7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감독 선임은 구단의 고유권한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칼을 휘둘러도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감독을 경질하기 전에 구단의 책임은 정말 없는지, 다시 한 번 겸허한 자세로 돌아봐야 한다. 2006년 7월에 취임한 심용섭 단장은 6년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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