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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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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 인가

입력
2011.03.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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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가깝고도 가까운 사이'로 표현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을 뿐 아니라 양국 국민들 간의 정서적 거리도 매우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뒤 복구 지원을 위한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온기가 일본에 전해지면서 이런 사이로 비치게 됐다.

오랫동안 양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돼 온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이다. 양국은 식민 지배 등 불행한 과거사 문제로 인해 가까운 이웃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 국민들이 열정적으로 일본 돕기에 나서자 "한일 관계에 이 같은 훈풍이 분 적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를 입증하듯 대한적십자사는 28일 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한적의 모금액이 213억 2,8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적의 자연재해 관련 모금 사상 최고액이다. 대지진 발생 직후인 13일부터 26일까지 하루 평균 16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인 것이다.

정(情)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들이 양국 관계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금주 중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직후 국민들의 반일 정서가 크게 증폭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일 양국의 지도자들은 지난해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보내면서 새로운 한일관계 100년을 위해 주춧돌을 놓자고 다짐했다. 이런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는 모처럼 만들어진 한일 간의 우호적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김성환 정치부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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