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끝내기 만루홈런 이종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끝내기 만루홈런 이종도

입력
2011.03.28 10:50
0 0

29년 전이었던 1982년 3월27일. 동대문구장에서는 MBC-삼성의 한국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이 열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된 경기는 9회까지 7-7 균형을 이뤘고, 연장 10회 말 MBC 이종도(59)의 만루홈런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종도의 이름 석자 앞에는 ‘개막전 끝내기 만루홈런의 주인공’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28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30년 행사에 초대된 이종도 전 고려대 감독은 “벌써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매년 이맘때만 되면 그날이 떠오르고 가슴이 설렌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30년 전 추억을 회고했다.

사실 이종도는 프로야구 개막전 만루홈런 말고도 또 하나의 역사적인 홈런과 인연이 깊다. 이종도는 공군 시절이던 1976년 4월7일 친정 제일은행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대한야구협회가 공식 집계한 이후 실업야구 통산 1,000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가족회의 끝에 참가한 프로야구

프로야구가 탄생했을 때 이종도는 만 서른 살이었다. 요즘 같으면 한창이지만 당시만 해도 20대 후반의 감독, 코치가 흔했을 때였다. 이종도 역시 은퇴를 고민하고 있었다. “6개 구단을 통틀어 제 위로 김우열(63), 윤동균(62) 선배 두 명밖에 없었어요. 제일은행 소속이었던 저도 은퇴하고 지점으로 나가려 했었죠. 그런데 프로야구가 생긴다고 하니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종도는 가족회의까지 열었다. 아내 장윤진씨는 “이제 은행 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은퇴를 권했지만 이종도는 계속해서 방망이를 잡기로 결정했다. “많이 망설였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랄까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고, 서른일곱 살이 되던 해에 그만뒀습니다. 기왕 시작한 것 마흔 살까지 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냉장고? 선수 개인별로 음료수 준비했다

프로야구 초창기만 하더라도 덕아웃에 냉장고가 비치되지 않았다. 미지근한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도 감지덕지였다. 그것도 주전이 아닌 벤치멤버들은 선뜻 손대기 어려웠다.

“그때만 해도 아마추어 분위기에 익숙했잖아요. 그래서 경기 중에 음료수를 마시는 게 무척 낯설었어요. 그렇다고 여름철에 물 한 모금 안 먹을 수도 없고.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얼음이 담긴 음료수나 물을 준비해서 나오는 게 굉장히 흔한 일이었죠.”

▲후배들만 보면 안 먹어도 배불러

이종도가 개막전에서 홈런을 치던 해 이대호(롯데) 추신수(클리블랜드) 김태균(지바 롯데) 정근우(SK) 등이 태어났다. 이른바 프로야구 ‘출범둥이’들이다. 이들은 고3이던 2000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프로 입문 후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주역도 ‘출범둥이’들이다.

“후배들이 정말 잘해서 한국야구가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야구인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기도 하고요. 지금도 이대호 같은 친구들 보면 든든하고 뿌듯합니다.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니까요.”

▲병마 이기고 건강 회복,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갈 것

이종도는 지난해 11월 담도암 수술을 받았다. 담도는 쓸개에서 담즙이 내려오는 관으로, 이곳에 돌이 있으면 담석이고 종양이 있으면 암이다. 천만다행 이종도는 초기에 암을 발견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지금은 아주 좋아요. 정기적으로 검진받으면서 점검만 잘하면 되니까요.”

이종도는 천생 야구인이다. MBC를 거쳐 1987년 OB에서 은퇴한 그는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20여 년간 활동했다. “이제 건강도 회복했으니 다시 현장에 나가야죠. 나이는 들었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뭐든 할 생각입니다. 야구로 시작했으니 야구로 끝내야죠.”

최경호기자

●원년 개막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이종도는

▲생년월일: 1952년 5월22일

▲출생지: 충북 음성

▲신체조건: 173㎝ 80㎏

▲출신교: 중앙고-고려대

▲가족관계: 아내 장윤진씨와 1남 1녀

▲별명: 만루홈런의 사나이

▲포지션: 외야수

▲통산 성적: 6년간 482경기 출전, 타율 0.268 28홈런 176타점 50도루

▲경력: MBC(82)-OB(85~87ㆍ이상 선수)-태평양(89~91)-LG(92~93)-쌍방울(96~99)-고려대(2000~2006ㆍ이상 지도자)-방송해설(2007~2008)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