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공부(자기주도학습)와 과외(사교육)는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일까.
다수 학생 집단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은 많은 시간을 받을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기주도학습 경험이 많을수록 대학 성적은 물론 최종학력, 졸업 후 임금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별난 자녀가 아니라면 적어도 일반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사교육보다 혼자 하는 공부의 위력이 훨씬 큰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위원은 28일 ‘왜 사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사교육의 효과를 집중 분석했다.
먼저 초ㆍ중ㆍ고별 사교육에 따른 성적향상 효과.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 모두에서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의 사교육은 표준점수를 시간당 1~1.5점 가량 높였지만 2시간 이상 사교육이 길어질 경우, 시간당 점수 향상폭은 0.5점 이내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중ㆍ하위권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 얻는 점수 향상폭보다 중ㆍ고등학교 때의 향상폭이 뚝 떨어져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적인 학습수준을 사교육으로 만회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고3 학생의 수능점수에 대한 스스로 학습과 사교육의 영향 비교. 김 연구위원이 2004년 당시 인문계고 3학년생 수능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학 과목에서 주당 사교육 시간이 1시간 많아지면 수리영역 백분위가 평균 1.5 높았지만 스스로 1시간 더 공부하면 1.8~4.6까지 더 상승했다. 국어와 영어는 사교육을 통한 백분위 상승이 그나마 0.5, 0.3으로 더 미미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고3 때 수학 사교육비가 월평균 100만원 늘어나면 수리 영역 백분위는 0.0007 정도 높아지는 데 그쳤다.
대학 이후의 삶에도 자기주도학습이 끼치는 영향이 더 컸다. 고2 때 사교육을 1시간 더 받으면 대학 학점(백점 만점 기준)은 0.4 높아지나 자기주도학습 1시간은 1.7이나 올렸으며 취업 후 시간당 실질임금 역시 사교육 1시간은 2.8% 상승효과를 보였지만 자기주도학습 1시간은 상승효과가 3.9%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사교육 수요의 상당부분은 ‘남들도 하니까’라는 불안심리에서 창출되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며 “작은 점수차이로 당락을 가르는 진학제도를 잠재력 평가 중심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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