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 발표(30일)를 앞두고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토해양부와 입지평가위원회 측은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양측은 “심사결과는 30일에 발표되며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심사 공정성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입지평가위원회가 이미 나온 결론을 가지고 시늉만 하는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다면, 결과 발표 이후 당연히 불이익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심사결과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평가위원은 백지화로 굳어졌다는 여권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두고 “우리가 들러리를 선다는 얘기냐”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30일 백지화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 진위와 상관없이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2차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위원회가 매우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며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평가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에서 필요 이상으로 서로의 단점을 헐뜯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다 보니 정치권에서 ‘둘 다 안되겠다’는 쪽의 결론을 내렸고, 그것이 밖으로 흘러나온 게 아니겠냐”며 “아직 평가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나 입지평가위원회 측은 ‘백지화 가닥설’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취합하는 구조상 사전에 절대 결론이 날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하고 있다. 27명의 평가단이 원점수를 결정하고 20명의 평가위원은 원점수에 곱할 세부 가중치만 별도 결정하는 2단계 구조이기 때문에, 평가단이나 평가위원 어느 쪽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국토부 관계자는 “만약 사전에 정치권에서 결론을 냈다면 각 분야의 그 자존심 강한 전문가(평가위원ㆍ평가단)들이 반발하지 않을 리 없다”면서 “아무도 중간에 사퇴하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외압이 없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공항 입지선정을 평가하게 될 평가단 27명은 28일 오전부터 30일 결과 발표까지 모처에서 합숙에 들어갔다. 보안각서를 제출하고 휴대전화를 모두 반납하며 외부 연락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 평가단은 29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후보지를 현지 답사하며 지자체 발표를 들은 다음, 평가결과 발표 당일인 30일 3개 분야별로 세부 항목에 점수를 주게 된다.
이와 별도로 입지평가위원회가 같은 날 세부 항목별 가중치를 결정하면, 평가단 점수와 위원회가 결정한 가중치를 종합하여 최종 결과가 나온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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