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46) 시리아 대통령은 2000년 아버지의 뒤를 이은 세습 대통령이다. 아버지 하페드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은 71년 쿠데타로 집권했고 94년 형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 후계자로 부상했다. 2000년 아버지 사망 후 선거를 거쳐 35세의 젊은 나이에 정권을 이어 받았다.
안과 전문의를 꿈꿨고 영국에서 유학했던 아사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정치사범을 석방하는 등 일련의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30년 간 철권통치를 해 왔던 아버지와 달리 활력 넘치는 새 시대가 열리는 듯 했다.
그러나 취임 이듬해부터 집권 바트당 일당독재체제를 유지하며 독재자의 길을 걸었다. 63년부터 시행된 비상사태법을 유지하고 안보를 위협하는 인물은 모조리 잡아들이며 민주화 세력을 탄압했다.
여기엔 국내외적 압박이 작용했다. 아사드는 시리아 전체 인구 중 10%도 안 되는 이슬람교 시아파 계열인 알라위파 출신이라, 인구 70%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와 대립해왔다. 67년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벌인 3차 중동전쟁 이후로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으로부터 불량국가로 낙인찍혀 정권 유지에 큰 위협을 느껴왔다. 이 때문에 아사드는 반미 구도를 공고히 하며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생존전략을 택했다. 150명 중 한 명이 비밀경찰이라고 할 정도로 숨통을 조이는 감시체제를 가동했고 감시와 억압의 결과 2007년 단독 출마한 대선에서 97.6%의 지지를 얻었다. 아버지의 집권기간까지 합쳐 40년간 이어지고 있는 억압은 시리아인들을 결국 폭발하게 만들었다.
박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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