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효과도 내치(內治) 실패는 어쩌지 못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완패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날 2,026명을 뽑는 지방선거 개표 결과, UMP의 득표율이 20%에 그쳐 36%를 얻은 사회당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도 12%를 득표해 비교적 선전했다.
이번 선거는 대선을 1년 앞두고 실시된 전국단위의 정치 이벤트라는 점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 가도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투표율이 역대 최저(45%)를 기록, 정확한 표심을 읽기에는 무리지만 그의 일방통행식 정책이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정부의 긴축재정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연금개혁, 친기업적 정책 등을 잇따라 밀어붙여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렀다. 또 불법 체류자 강제 출국,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복식)' 금지법안 제정 등 더욱 강한 반(反)이민 정책을 취했으나 FN과의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아 우파를 끌어안는 데도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마린 르펜 FN 당수에게 뒤져 대선 본선 진출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그가 '프랑스만 너무 튄다'는 국제사회의 불만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對) 리비아 군사작전을 주도한 것도 국내위기를 타개하려는 승부수였으나 표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사르코지와 프랑수아 피용 총리가 선거 전략을 놓고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등 UMP 지도부의 분열이 FN에 약진 기회를 줬다"고 분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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