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MB, 與 참패땐 레임덕 수렁분당을 성적표가 최고 변수가장 큰 판돈 孫대표, 승리땐 대선주자로 큰 도약분당을 출마했다 낙선땐 '무일푼'배수진 安대표, 구설수 위기 극복 위해 절박승리땐 대안부재론 힘 받을 듯간접지원발 담근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박前대표, 얻거나 잃을 것 크지 않아
4ㆍ27 재보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대진표가 짜여지지 않을 만큼 여야의 눈치 보기가 심하다. 이유가 있다. 여야의 수뇌부에게 이번 재보선은 명운이 달린 건곤일척의 승부다. 상대방의 패를 읽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기로에 선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의 기로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다면 이 대통령은 레임덕 수렁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총선 위기에 몸이 단 여당 의원들부터 청와대 공격에 나설 것이다. 한 여당 당직자는"만약 한나라당 아성인 경기 분당을에서 진다면 수도권 여당 의원들은 공황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른 2006년 7월 재보선에서 당시 여당 열린우리당은 참패했다. 직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탈당'요구가 여당에서 터져 나왔다. 최소 분당을과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이겨 '승리'의 성적표를 받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년 총선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크게 얻거나 잃는 손학규 대표
이번 재보선에 걸린 판돈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것이 가장 커 보인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얻거나 잃는 게 크다는 얘기다. 민주당에선 강원지사, 경남 김해을에서 이기는 것을 승리의 최저 요건으로 본다. 승리쪽 성적표를 쥐게 된다면 연말까지 손 대표 체제는 견고해진다. 본인이 분당을에 직접 출마해 승리하기라도 하면 금상첨화다. 순식간에 유력한 대선주자의 지위를 확보하고 지지도도 급상승할 것이다. 반대로 선거 패배는 대선주자로서 손 대표 입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책임론이 불거지고 조기 전당대회가 현실화할 수 있다. 본인이 출마까지 했는데 패배하면 손 대표는 거의 무일푼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절박한 안상수 대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절박하다. 이번 재보선에서의 패배는 곧 대표직 사퇴를 뜻한다. 지난해 여러 차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다. 선거까지 지고 나면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 반면 승리하게 되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잦아들 것이다. 대안부재론이 힘을 받으면서 내년 총선까지 안 대표 체제가 유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재보선 승패와 관계 없이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 대선 가도에도 변수
박근혜 전 대표는 당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 자격으로 한나라당의 강원 지사 보궐선거를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15일 강원도를 찾았고, 29일 다시 방문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발을 담근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 승패에 따라 얻거나 잃는 게 클 것 같지는 않다. 이긴다면 '선거의 여왕'으로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과시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다만 여당이 패배하게 되면 여권 전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고, 결국 박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