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과 쓰나미로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적어도 해외로 입양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대국 일본이 이들을 해외로 내보낼 가능성이 적은 데다, 혈통을 중시하는 일본인 친척이 이들을 고아로 놔 두지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 폭스 뉴스와 타임뉴스피드, 데일리비스트 등은 최근 많은 미국인이 일본 도호쿠 고아를 입양하고 싶어 하지만 이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먼저 일본은 부자 나라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 아이티 정부는 수천명의 고아들을 보살필 여력이 없었다. 친척들도 선진국에 입양 보내는 것이 아이에게 더 낫다는 데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무려 1,090명의 아이티 고아를 입양했다. 그러나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더욱이 일본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아를 해외로 내 보낼 리는 만무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인들은 전 세계에서 혈통 의식이 가장 강한 민족 중 하나에 속한다. 이 때문에 성씨가 다른 아이를 입양하는 데에 인색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가문에 속한 아이를 다른 곳에 입양 보내는 것도 극도로 꺼린다. 아이가 졸지에 부모를 잃게 되더라도 가까운 친척이 데려다 키우는 게 일본 문화이다. 실제로 전국 400곳의 고아원에 2만5,000명의 고아가 등록된 일본에서 연간 국내 입양 건수는 거의 없다. 해외 입양도 한 해에 30여건에 불과하다.
심지어 일부 일본인은 다른 나라에서 일본인 고아를 입양하고 싶어한다는 데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아가 될 아이들의 수는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해외 입양자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엔 수백명의 고아가 생겼다. 그러나 이번엔 당시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큰데다 학교 수업 시간 중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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