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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가닥/ 부산 "백지화는 승복해도 밀양 유치는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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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가닥/ 부산 "백지화는 승복해도 밀양 유치는 용납 못해"

입력
2011.03.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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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은 가덕도 해안에 조성되는 게 가장 합리적이지만, 만일 사업이 백지화되더라도 김해공항 이전은 반드시 추진할 겁니다."

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자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추진해온 부산 지역 주요 인사들은 한편으론 아쉬워하면서도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김효영 부산시 교통국장은 "지역 간에 대립하면서 소모전을 펼치는 건 국가적으로 손해인 만큼 (사업 백지화는) 승복할 수 있지만,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은 더 큰 손해이기 때문에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천 시 신공항유치기획팀장도 "가덕도 신공항 유치 외 다른 결정을 수용하긴 어렵다"면서도 "김해공항은 최근 수요 급증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정부가 기대 밖의 결정을 할 경우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업이 백지화될 경우 강경 대응도 예고하고 있어 후유증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호 가덕도신공항유치비상대책위 대표는 "정부가 백지화를 염두에 두고 현지 실사를 벌인 것은 영남권을 우롱한 처사"라며 "반대 성명서 발표는 물론 한나라당 부산시당 점거 등 극단적 행동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았다. 부산시는 지난 1월21일부터 1만7,000여명의 전 공무원들에게 '동남권 신공항은 가덕도로'라 적힌 리본을 가슴에 달도록 했고, 시내 주요 교차로 등에 4,200여장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내 주요 전광판과 400여 버스 교통안내표시기에도 홍보 문구를 내보내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용한 예산만 7억여원에 이른다.

당초 부산시의 신공항 관련 태도는 다른 국책사업 유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대구ㆍ경북이 경남도 및 울산시와 손 잡고 밀양 신공항 유치활동을 본격화하자 뒤늦게 대국민 홍보전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 24일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들의 가덕도 현지방문에는 허남식 시장과 제종모 시의회 의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신공항 예정지인 강서구 대항동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시는 평가위원들을 상대로 법적 기준 이상 소음 영향을 받는 곳이 없고, 항공기 진입부에 장애물이 없어 안전할 뿐 아니라, 수요가 늘어나면 매립을 통해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가덕도 앞바다 예정부지(990만㎡)에 빨간색 부표 6개를 띄우고 배 6척으로 외곽을 돌게 하는 등 실사단의 눈길을 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현지답사 후 열린 보고회에서 허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은 24시간 운용이 가능하고, 안전 측면에서도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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