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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30/ 유든 주한 英대사 방북기 공개 "평양 시장에 쇠고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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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30/ 유든 주한 英대사 방북기 공개 "평양 시장에 쇠고기가 사라졌다"

입력
2011.03.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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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비해 (북한) 식품의 종류나 양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11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유든 주한 영국대사는 27일 자신의 블로그와 국내 언론을 통해 방북 소감을 전하면서 북한의 악화된 식량 사정을 소개했다.

유든 대사는 먼저 평양의 한 시장을 둘러본 사실을 전하면서 "쇠고기가 자취를 감추는 등 먹을 것은 줄어든 반면 중국에서 밀려 들어온 다양한 컴퓨터 부품 등 전자제품의 거래가 많이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 방북 때는 시장에서 상당한 양의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쇠고기를 전혀 볼 수 없고 소량의 돼기고기만 있었다"며 "감자, 당근, 무 등 뿌리채소는 많았지만 녹색채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내 전자제품과 관련, "이번에는 휴대용 저장장치와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종류의 중국산 제품을 볼 수 있었다"며 "다만 수 많은 휴대폰 주변기기들도 있었지만 휴대전화 자체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북한을 방문한 유든 대사는 "13일까지도 북한 대사관의 통역관이나 현지의 영국인 교사들도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며 북한 내 정보 통제의 단면을 전했다. 북한은 실제 일본 대지진 발생 사실을 하루가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처음 보도했지만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 매체는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전하기 시작했었다.

유든 대사는 "북한에 있는 유럽연합(EU)의 남북 겸임 외교관들은 평양 방문시 북한 당국이 지정한 호텔에서 숙박하고 이동할 때도 북한 측에 의존하는 게 보통"이라며 "외교관들은 평양 시내나 남포, 원산 등 일부 지역은 돌아볼 수 있으나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면 북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든 대사는 자동차로 평양에서 원산을 방문하면서 본 거리의 실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면서 보니 들판에 족히 수천명은 되는 대규모 인력이 일하고 있었는데 트랙터는 고작 10대 가량에 불과했다"며 "이는 주민 다수가 엄청난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든 대사는 방북 소감을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 북한 주민에 대해 느낀 소회도 전했다.

그는 "북한에는 이론에 능한 이념주의자와 로봇들로 가득하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화를 해보면 들판에서 힘들게 고생하는 수많은 사람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려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리들을 적대시하지 않고 기회가 닿는 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8년 2월 부임한 유든 대사는 한국에서만 세번째 근무를 하고 있는 '한국통'으로 꼽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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