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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놓고 노사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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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놓고 노사 힘겨루기

입력
2011.03.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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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고용노동부가 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면 위원회는 6월29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노동계 9명, 재계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다음달 8일 첫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내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의 시각차는 이번에도 극명하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4,320원(월 90만2,880원)에서 25.2% 오른 시급 5,41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내걸었다. 반면, 재계는 동결 또는 3%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 이상의 격차다. 노동계는 물가폭등과 소득불평등지수의 악화 등을 근거로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을 주장하지만, 재계는 2000년 이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됐다며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가 먼저 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회의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은 월 100만원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제시안은 월 113만690원으로 2010년 노동자 1명의 월평균 정액급여 226만4,460원의 절반수준이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주장하는 강력한 근거는 물가폭등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5%로 전망했지만 올 1월과 2월의 물가상승률은 각각 전년대비 4.1%, 4.5%에 달했다. 민주노총은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실질임금은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생계 보장차원에서 내년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특히 올 초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으로 시작된 대학청소노동자들의 연쇄파업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며 재계를 강하게 압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원자재가격과 유가의 급등으로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은 어렵다"고 노동계의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재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낸'2011년 임금조정기본방향'이라는 보고서는 올해의 적정 임금인상폭을 3.5%로 제시하고 있다.

물가상승 보상차원에서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의 요구에 대해서도 재계는 임금이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3.1% 상승한다는 한국은행의 통계를 제시하며 임금안정기조의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경총을 비롯 경제5단체가 협의해 내년 최저임금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빨라도 5월말쯤 재계 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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