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방부가 이르면 내주 중 고등훈련기 수입을 위해 우리나라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올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청와대 안보분야 관계자는 이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우리의 T-50 고등훈련기를 수입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T-50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올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 본계약 체결을 위한 추가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서한이 도착하는 대로 발표할지, 아니면 본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발표를 미룰지 여부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 그 동안 단 한 건의 수출 실적이 없었던 T-50을 수출할 수 있는 길에 한걸음 다가서게 된다.
특히 이번 사안은 지난달 발생했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과 직결돼 있어서 주목된다.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은 T-50 수출 성사를 위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협상 전략을 엿보려는 국가정보원 요원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정원과 국방부가 경쟁적으로 T-50 수출을 위해 정보 활동을 펴면서 경쟁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서한 관련 정보가 청와대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온 경위도 양 기관의 경쟁과 공 다툼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향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서한이 도착하고, 본계약까지 체결된다면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T-50 수출 협상에 제한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정부는 본계약을 위한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이 타결되면 4억 달러에 상당하는 T-50 16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미국의 F-35 전투기를 우리의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하면서 T-50의 수출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50 고등훈련기는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위해 공동 개발한 초음속(최대 속도 마하 1.5) 훈련기다. 초음속 및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T-50은 그간 높은 제작 단가로 인해 외국 훈련기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져 번번이 수출 경쟁에서 고배를 마셔왔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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