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안 부결로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포르투갈이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포르투갈은 구제금융과 같은 외부지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시장에서 자력으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포르투갈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 다른 국가들에도 지원해야 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23일 공공부문 임금 5% 삭감과 부가가치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긴축재정안을 내놨으나 의회에서 부결되자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의 표명 직후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 내리자 구제금융 신청(600~800억유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현재 포르투갈의 현금 보유액은 40억유로(약 6조3,000억원) 수준인데 당장 6월 중순까지 90억유로(14조 1,000억원)의 채무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미 그리스와 아일랜드는 각각 1,100억, 8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EU와 국제통화기금(IMF)에 신청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포르투갈 정치권이 총리 사임에 따라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으며, 내주 중 선거 일자를 공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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