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순국 용사 1주기 추모식이 26일 국립 대전 현충원에서 엄수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유족들을 만나 "바로 엊그제 같은데 천안함 피격 사태가 벌써 1년이 지났다"며 "세월이 가도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들 고 민평기 상사의 보상금 1억원을 성금으로 냈던 어머니 윤청자씨에게 "지난번 청와대에 와서 보내주신 돈으로 무기도 샀다"며 "가족들 모두 한이 맺혔을 텐데 어머니가 거꾸로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했다. 이 대통령은 "아들의 원수를 갚아 달라"는 윤씨의 얘기를 듣고 "이 사람들(희생자)이 죄가 있느냐. 우리가 못 지켜 준 것으로, 다 우리 잘못"이라며 "앞으로는 진짜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천안함 46용사와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한 준위 묘비 앞에서 "당시 날씨도 차고, 어렵다고 했었는데 자기 후배를 건지려고 그런 것"이라며 "우리의 영웅이었다"고 위로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추모식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정당 및 각계 대표, 군인, 시민, 학생 등 4,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만나 악수했다.
한편, 27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는 희생장병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은 유족들의 오열로 행사 내내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고 이용상 하사의 부친인 이인옥 유가족협의회장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위령탑을 가린 흰색 천을 벗기자 46용사의 얼굴이 새겨진 동판과 함께 8.7m의 위령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족들은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동판을 닦으며 "아들아~"하고 흐느끼며 국화꽃을 헌화하고 분향했다.
김 참모총장은 "위령탑은 고귀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국가가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징표"라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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