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곧 결단을 내린다. 4ㆍ27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나설지 여부에 대한 결심이다. 민주당 분위기를 종합하면 손 대표의 선택지는 출마 쪽으로 좁혀져 있다.
손 대표는 29일 서울에 머물렀다. 전날 경남 김해를 찾았던 그는 당초 재보선 야권 단일화와 김해을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4일 동안 머무를 계획이었다. 28일 밤 갑작스럽게 서울행을 택해 29일 최소한의 일정만 소화한 손 대표의 행보를 놓고 분당을 출마 결단을 위한 수순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보선을 앞두고 주말을 제외하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던 손 대표가 모처럼 느슨한 일정을 가진 것이다. 손 대표가 30일 다시 김해로 내려가 곽진업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스스로 밝힌 결단 시한인 이달 말(31일)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손 대표의 최근 언급은 '선(先) 영입, 후(後) 출마'로 요약된다. 그러나 영입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유력 법조인 등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유력 대선주자인 손 대표가 거론되는 마당에 누가 쉽게 나서겠느냐"는 관측에 밀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거론되고 있는 여러 외부 인사와 관련, "그 중에는 없지 않나 싶다"며 "외부 인사까지는 아니고 당내 인사를 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손 대표가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실기(失機) 론'이 손 대표의 마음 한 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장고가 이미 악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찌감치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주장했던 김영환 의원은 2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처음부터 이 문제는 선거의 당락이나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감동의 결단'으로 비치는가의 문제였다"며 "밀리고 쫓겨서 하는 결단에는 감동이 없고 그럴 바에는 나가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 대표의 외로운 결단과 선택의 비장함이 있어야 하고 전광석화의 지도력이 빛나는 이벤트여야 하는데 이제 누더기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분당의 'ㅂ'자도 먼저 꺼낸 적 없는 손 대표로선 억울할 일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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