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은 29일에도 계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탈당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등 반발 수위도 비등점을 향해 치솟기 시작했다.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신공항 백지화가 발표되면) 국민들이 속았다는 느낌이 들고 (이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대통령이 돼 버린다"며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는데 레임덕은 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한나라당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더 힘을 얻을 것이고, 청와대가 떠나면 떠났지 왜 우리가 떠나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 "탈당해야 할 당사자는 우리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직계로 분류되는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의원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약속 파기는 정권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하반기 국정운영에 심각한 누수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심 이반과 여권 분열을 일으켜 가뜩이나 어려운 총선과 대선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지방의 어려운 현실을 통감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고민했던 심정, 그 해법으로 신공항을 구상하고 취임 후 재차 약속을 확인하던 때의 그 의지로 돌아오셔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경북지역 한나라당 의원 11명도 이날 오찬 모임을 가진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역발전과 기업유치의 애로, 지역민의 갈구를 감안해 후보지를 선정, 발표할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약 백지화로 발표되면 거센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는 이병석 김성조 이인기 최경환 김태환 장윤석 이철우 김광림 성윤환 정해걸 강석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부산 남갑)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신공항 백지화는 양쪽으로부터 비난 받는 심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대구경북 지역은 가덕도로 신공항이 결정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하니 정부는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덕도로 결정하고, 타 지역은 다른 것으로 설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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