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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요오드' 전국서 검출/ "강원外 다른 지역도 제논 유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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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요오드' 전국서 검출/ "강원外 다른 지역도 제논 유입 가능성"

입력
2011.03.2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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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요오드(I_131)가 검출됐다. 그러나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량 한도의 약 3만~20만분의 1에 불과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 일상생활에서 별도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9일 "모든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28일 공기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I_131이 ㎥당 최소 0.049밀리베크렐(mBq)에서 최대 0.356mBq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를 사람이 피폭되는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최소 0.00000472밀리시버트(mSv)에서 최대 0.0000343mSv 범위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량 한도는 1mSv다.

또 강원 춘천지방방사능측정소에선 방사성세슘 Cs_137과 Cs_134가 각각 ㎥당 0.018mBq, 0.015mBq 검출됐다. 이 둘을 합해 연간 피폭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0.0000121mSv로 연간 선량한도의 약 8만분의 1 수준이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나온 방사성물질이 세계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도 방사성물질 노출에서 예외가 될 순 없지만 지나친 공포심은 금물이다. 국내 검출 경로와 위험성 등을 전문가들에게 물어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요오드와 세슘이 한반도로 어떻게 들어왔나.

"편서풍대 기류를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된다. 편서풍대는 남북 폭이 약 3,000㎞다. 그 중 시간당 100~300km의 강풍이 부는 바람대가 두 군데 있다. 북극에 가까운 극제트기류와 그 아래의 아열대제트기류다. 일본 후쿠시마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 중 일부가 러시아 캄차카반도로 흘러갔고, 그곳에 형성돼 있던 저기압이 방사성물질을 상공 3~12km의 편서풍이 부는 높이까지 끌어올렸다. 바로 그때 극제트기류를 만나 북극을 한 바퀴 돌아 중국 북동부로 내려온 뒤 다시 한반도로 유입됐다는 게 KINS와 기상청이 추정하는 시나리오다. 반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미경(민주당) 의원은 29일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최근 3년간 한국과 일본의 풍향을 분석한 결과, 속초시를 기준으로 총 관측 일수 300일 중 79일(101차례) 일본에서 한국 방향으로 동풍이 불었다. 방사성물질이 (동풍을 타고) 한국으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성물질이 일본에서 온 건지 어떻게 확신하나.

"요오드 세슘 제논은 자연 상태에선 존재하지 않는 인공 원소다. 방사성물질을 사용하는 연구나 산업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나오는 정도(자연방사선)는 기기가 측정할 수 있는 하한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 이번처럼 이를 넘었다면 핵실험이나 원전 사고가 원인이다. 핵실험 징후가 없으니 원전 사고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제논은 두 종류의 동위원소(제논_135와 133)가 핵실험과 원전 사고에서 나오는 비율이 다르다. 핵실험에선 제논135가 많지만 원전 사고에선 제논133이 많다."

-강원 지역에서 검출된 제논(Xe)은 계속 나오고 있나.

"26일 최대치(㎥당 0.878Bq)를 보인 이후 12시간 간격으로 0.464Bq, 0.395Bq로 줄었다. 윤철호 KINS 원장은 '캄차카반도 쪽에서 저기압이 사라져 이동경로가 좀더 멀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정확한 이유는 대기이동을 좀더 분석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일본 사고 상황에 따라 추가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논과 세슘은 왜 강원 지역에서만 나왔나.

"제논을 검출할 수 있는 장비는 세계에 약 30기뿐이다. 주로 핵실험으로 생기는 극미량을 포착하는 군사용으로 쓰인다. 한국은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2006년 이 장비 1기를 처음 수입해 강원 고성군에 설치했다. 윤 원장은 '멀리까지 날아가는 특성으로 볼 때 국내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농도의 제논이 유입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세슘과 요오드는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 검출 장비가 있다. 세슘이 한 곳에서만 나온 건 요오드에 비해 확산이 더디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방사성물질은 보통 대기 중 먼지에 달라붙어 이동한다. 대기 포집 당시 춘천지방방사능관측소 일대에 먼지가 더 많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요오드 세슘 제논 중 어떤 게 가장 위험한가.

"가장 잘 확산되는 건 제논이다. 제논은 폐로 들어가지만 공격하진 않고 그대로 빠져나가 인체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으로 가장 길다. 고농도로 피폭되면 위 장 피하지방 근육 등의 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요오드는 주로 갑상선만 공격한다. 피폭이 우려될 경우 약(안정화요오드)으로 예방도 가능하다."

-일본 상황이 악화하면 국내도 위험하지 않나.

"바람이 한반도 쪽으로 직접 불고, 후쿠시마원전 2호기 노심이 100% 녹고, 격납용기 내부 기체의 누설률이 설계누설률(내부 기체의 0.5%가 하루에 누설)의 30배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때 울릉도 주민의 피폭량은 0.3mSv(연간 한도의 30%)라는 게 KINS의 분석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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