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재산은 지난해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정당별로는 재력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재산 증식이 돋보였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의원 292명(국무위원 겸임 4명 제외) 중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제외한 291명의 평균 재산은 2억4,831만원 증가했다.
정 전 대표는 증가액(2조2,207억원)과 재산 총액(3조6,709억원)이 모두 독보적인 1위여서 함께 비교하기 어렵다. 재산 증가액 2위(272억여원)를 차지한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의 영향도 있다. 재산이 증가한 의원 219명의 평균 증가액은 정 전 대표를 제외할 경우 4억4,314만원이었고, 감소자 73명의 평균 감소액은 3억3,352만원이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의원 166명(정 전 대표 제외)의 평균 재산이 3억3,159만원 늘었다. 미래희망연대 소속 의원 8명의 평균 재산은 2억7,068만원, 민주당 의원 85명의 평균 재산은 1억3,044만원 증가했다. 민주노동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 증가액은 각각 9,109만원과 7,293만원이었다.
의원 292명의 평균 재산 신고액은 162억100만원이었다. 정 전 대표를 제외하면 36억4,250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정당별로 보면 한나라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정 전 대표 제외)이 48억7,500만원으로 여야 평균을 훌쩍 넘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19억8,500만원이었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재산은 평균 20억7,700만원으로 민주당을 살짝 제쳤지만 한나라당이나 희망연대 (35억4,000만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6억300만원이었다.
개인별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 전 대표를 필두로 김호연, 조진형, 김세연 의원 등이 재산 상위 1위부터 9위를 차지했다. 10위는 희망연대 김정 의원(110억8,200만원)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신건 의원의 재산총액(94억 5,718만원)이 가장 많았지만, 신 의원의 재산 순위는 전체 의원 중 13위에 그쳤다.
의원들의 주된 재산 증식 방법은 주식과 부동산이었다. 주식 평가액이 1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이 1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정 전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이 9명을 차지했다. 민주당에선 최인기, 최영희 의원의 재산이 각각 16억원, 7억여원 늘었다. 부동산 재산 증가액 상위 10명 중 한나라당이 7명이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21억원)과 희망연대 윤상일 의원(15억원) 등의 부동산 증가액도 컸다.
한편 의원 292명 중 38.4%인 112명이 일부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해 거부율이 2009년(107명) 36.5%에서 1.9% 포인트 증가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65명, 민주당 28명, 선진당 10명, 희망연대 6명 등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계 존비속이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등의 경우 재산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 재산 규모가 커지는 것을 우려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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