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5일 4ㆍ27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오랜 침묵 끝에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언급했다. 당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사사로운 일은 뒤로 미룬다는 뜻을 담은 언급을 한 것으로 볼 때 손 대표가 출마 의지를 사실상 굳히고 출마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당 안팎의 '분당 차출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던 태도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춘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당을 공천과 관련해 당내 의견이 분분한데 분당은 결코 포기 대상 지역이 아니다"며 "민주당은 분당에서 이기는 길을 찾을 것이며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원칙에 대해 "선당후사의 원칙으로 개인의 승패가 기준이 아니라 당의 승리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당이 승리하려면 국민의 눈에 아름다운 정치를 보여줘야 하고 민주당이 정도의 정치를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원칙에 입각해 이달 말까지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서 결론을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분당 차출론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지난 10일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이후 15일 만이다. 그 동안 손 대표는 분당을 후보 공천을 위해 영입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으나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당내에서도 재보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손 대표 자신의 결단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얘기가 많다.
손 대표의 한 측근도 '선당후사' 언급에 대해 "손 대표가 당을 위해 출마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강원지사와 경남 김해을 등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23일 기자회견을 자청, '손 대표 분당 출마 불가론'을 주장했던 신학용 의원도 "사실상 손 대표의 출마 결정만 남은 것 같다"며 "전체 의원들의 뜻을 듣기 위해 손 대표에게 의원총회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 의원이 주도해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손 대표 특보단 조찬 회동에서는 신 의원을 제외한 참석자 대부분이 손 대표의 출마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손 대표가 거세지고 있는 당내 출마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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