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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리랑 루머' 교과서 창피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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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리랑 루머' 교과서 창피하지 않은가

입력
2011.03.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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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도덕 국정교과서에 실린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선정됐다'는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는 언론 보도가 맞다면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교과서 집필진이 'OSEN'이라는 인터넷매체 등이 유포한 '기사'를 확인 없이 인용해 쓴 것으로, 전혀 근거 없는 인터넷 '황당뉴스'에 불과하다.

이번 일은 여러 교과서가 병존하는 검ㆍ인정이 아닌, 1종(과목) 당 한 개의 교과서만 지정되는 국정교과서에서 빚어진 어처구니없는 오류다. 특히 집필 과정은 물론, 그 후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1차 심의와, 이후 1년간 일선 학교에서의 시험 적용 등 겹겹의 검정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성의가 있다면 저작권자인 교과부의 수장으로서 장관이 직접 나서 경위를 따져도 과하지 않을 사안이라고 본다.

하지만 교과부의 반응은 사건 자체보다 더 실망스럽다. 보도가 나간 지 하루가 지나도록 교과부는 덤덤했다. 전화를 받은 대변인실 직원은 송수화기를 든 채 이리저리 한참 물어 본 후에야 "따로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은 현재로선 없는 것 같다"고 우물거렸다. 주무 부서인 학교지원국은 "근거가 잘 확인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라면 수정ㆍ보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레 반문했다. 그리고는"(학생들의)자긍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좋은 사례를 찾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해설까지 덧붙였다.

우리의 걱정은 교과부의 대응이 늦다는 데 있지 않다. 장관이건 실무자건 이런 사안이 불거져도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고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반응할 만큼 전체적으로 교과부의 기강이 해이해진 게 문제라는 것이다. 얼마 전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고교 독일어 작문 인정교과서 문제도 인정 주체는 서울시교육청이지만 지도ㆍ감독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교과부의 실책이다. 교과부는 인사와 개혁안에 들떠 돌아가기보다, 하나의 기본이라도 제대로 챙기는 교육행정 본연의 자세를 추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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