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에는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1)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4년만에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 버핏 회장은 제 손으로 자산을 일궈 세계적인 ‘수퍼리치’가 된 인물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개인 자산은 500억 달러(56조원)에 이른다.
이런 까닭에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에게서 ‘돈 버는 지혜’를 얻어 듣기 위해 애를 태우지만, 정작 그는 드러난 자신의 투자처는 적극 홍보하면서도 구체적인 속내는 숨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방한도 그의 ‘손자 회사’로 유명한 대구텍의 제2공장 기공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버핏 회장은 대구에서 “내가 소유한 해외 기업을 두 번 방문한 것은 대구텍이 유일하고 이번 기공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대구텍의 절상공구를 만지며) 이를 위해 8,000마일을 날아 왔다” 등 애정 어린 말들을 쏟아내며 회사를 홍보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식사 메뉴를 묻는 질문에도 “한끼 식사는 맥도날드 햄버거에 코카콜라면 충분하다”며 자신이 지분을 투자한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를 홍보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반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새로운 투자처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말을 아꼈다. 현금 200억 달러(약22조 5,000억원)의 투자처를 물색 중이고 한국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말해 국내 투자자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함구했다. 언급한 회사나 업종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전자업종은 미래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관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다음 날 국내 증시에서 IT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해 ‘버핏 효과’가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을 정도다.
버핏 회장의 투자처는 알쏭달쏭하지만 투자 비법만큼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10년 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한 번 투자하면 장기 보유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 주식으로 단박에 벼락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절대 ‘롤 모델’이 될 수 없는 인물인 셈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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