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도약/닉 레인 지음·김정은 옮김/글항아리 발행·504쪽·2만4,000원
과연 생명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인간은 어디서 온 것일까. 기계처럼 정교한 몸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일까. 조물주가 만들어 낸 이들 수수께끼는 과학 발달 이전부터 인류가 풀고 싶은 숙제였다. 운석을 통해 우주의 생성 역사를 추적하고, DNA로 질병의 근원을 탐색할 수 있는 첨단 과학의 시대. 생명과 진화에 담긴 비밀은 더 이상 영구미제의 영역이 아니다.
영국의 생화학자이자 저명한 과학 저술가인 닉 레인의 <생명의 도약> 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담긴 신비를 풀어낸다. 진화의 역사에서 큰 줄기를 형성했던 열 가지 생물학적 발명을 소개하며 진화의 실제를 탐구한다. 생명의>
저자가 꼽은 열 가지 발명은 생명의 기원과 DNA, 광합성, 진핵세포, 성, 운동, 시각, 온혈성, 의식, 죽음이다. 생물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지구 전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오늘날에도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 산물이고 특별히 상징적이라는 점이 이들 발명의 선정 기준이다. 예컨대 광합성은 지구 생태계 형성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다.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게 되면서 지구는 산소가 풍부한 행성으로 변모했고, 동물의 탄생을 지켜봤다. 운동으로 동물이 먹이를 찾아 헤맬 수 있게 되었고, 시각은 모든 생명체의 특성과 행동을 변모시켰다.
해박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진화에 큰 역할을 한 위대한 발명들이 지닌 특징들을 현재와 미래로까지 연결한다. 동물의 탄생을 견인한 광합성 촉매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환경오염이 없는 수소연료 개발을 내다본다. 동물의 눈이 광합성 미생물의 안점(안점)에서 기원했다는 전개, 눈이 결국 식물에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가설 등을 과학적으로 전하며 한편의 추리소설과도 같은 흥미를 던지기도 한다. 지난해 영국 왕립학회로부터 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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