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한 지 2주를 넘기면서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규모 9.0의 지진에 최대 높이 15m를 넘는 쓰나미까지 겹치면서, 일본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경찰은 25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으며, 실종자도 1만7,44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직 전체적 피해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실제 희생자는 4만~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6개 원자로가 모두 가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됐고, 원자로내 방사선 수치가 한때 1시간당 500밀리시버트(mSv)까지 오르는 등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버금가는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후쿠시마, 이바라키(茨城), 도치기(栃木), 군마(軍馬)현 등 원전인근에서 재배된 각종 채소와 우유가 방사능 물질에 오염, 먹거리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쿄 및 수도권일대 전력을 공급하는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원전 및 화력발전소가 쓰나미에 손상돼 확보 가능한 전력이 올 여름 수도권일대 전기수요(6,000만㎾)에 턱없이 모자라는 5,000만㎾에 그쳐 상당 기간 계획정전이 불가피하다.
기업피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11~25일까지 일본 민간 기업들의 설비 피해액은 9조~16조엔에 달한다. 세계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재료인 웨이퍼와 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세계 전체생산량의 25%가 줄었다.
세계외환시장도 휘청거렸다. 지난 16일 일본 엔화는 1달러당 76.25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급기야 주요7개국(G7)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했다.
교통망은 대부분 회복됐으나 신칸센 모리오카(盛岡)-후쿠시마구간과 후쿠시마-야마가타(山形)구간은 여전히 운행이 중단돼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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