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일대 산에서 16년 동안 90여 차례 산불을 내 현상금 3억원이 걸린 ‘봉대산 다람쥐’가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혔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1995년부터 울산 동구 봉대산, 마골산, 염포산 일대에서 93차례에 걸쳐 불은 지른 혐의(방화)로 김모(52)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울산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씨를 상대로 봉대산과 마골산에서 난 산불에 대해서는 자백을 받고 염포산 일대에서 난 산불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산불을 낸 이유에 대해 “금전문제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으며 불을 내 연기가 피어 오르고 헬기가 출동하는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후련했다”고 진술했다.
울산시는 올 들어서만 네 차례 등 이 일대에서 매년 산불이 발생하자 3억원의 신고포상금과, 검거자의 산불보호직원 특채 등 혜택을 내걸고 방화범 검거에 주력해왔다. 지난해에는 1억6,300만원을 들여 봉대산 등 10곳에 11대의 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고화질의 줌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파노라마 카메라 등 최첨단 무인감시시스템을 갖춘 산불종합상황실까지 운영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7시 봉대산과 맞닿은 마골산에서 산불이 났을 때 2개의 CCTV에 김씨가 찍힌 것을 확인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산불 발생 시간 전후로 인근 기지국을 거친 휴대전화 통화내역 2만 건을 집중 분석한 끝에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김씨의 집과 회사 사무실에서 인화성 물질을 확보,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김씨의 특이점을 알아낸 뒤 이를 토대로 각 CCTV에 찍힌 김씨의 모습을 이어 붙여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울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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