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집력 강해… 경영환경 변화가 기회될 것"
"평범한 사람이 모여 비범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을 맡고 있는 이상호(사진) 전무는 본보 인터뷰에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개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체계화된 조직의 힘을 더 중요시하는 게 신한의 문화라는 것이다.
이 전무는 "말단 직원이든 책임자든 최초 기획안을 입안한 사람이 중심이 되고, 토론 과정에서 이를 다듬는 시스템이 어느 은행보다 잘 구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타 은행보다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독보적 수익창출 능력을 갖춘 것은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의사결정 시스템 덕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위기일수록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응집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지난해 신한 경영진사태 등 큰 '재난'이 닥칠 때 마다 오히려 영업현장에선 더욱 매진하는 특유의 문화가 전통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해 초유의 경영진 분쟁사태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은 전혀 악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경영 상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타 은행들이 일제히 자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자산증가율을 5%이내로 묶고 대신 우량고객 확보를 통해 체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은행 출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신한은행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덩치를 키우고 자리를 잡고 시너지를 낼 때까지 적어도 3~5년이 걸리는 만큼 그 틈새를 공략해 고객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향후 과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 역량 강화를 꼽았다. 그는 "해외 현지 은행을 무작정 인수하는 방식보다는 일단 국내에서 글로벌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은행이 되기 위한 내부역량부터 높여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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