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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계 첫 F3 우승 최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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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계 첫 F3 우승 최명길

입력
2011.03.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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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경주대회의 지존 포뮬러원(F1)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드라이버는 전세계에서 24명뿐이다. 이 중 아시아 드라이버는 고작 2명(일본, 인도). 올시즌 전체 19개 그랑프리 가운데 7개 그랑프리가 아시아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지난해부터 F1에 뛰어든 한국에도 F1 드라이버는 전무한 형편이다.

한국은 2016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F1 그랑프리를 열 계획인데 이 기간 내 한국인 F1 드라이버 배출이 현실적인 목표다. 그 목표의 중심에는 최명길(26ㆍ인디고 레이싱)이 있다.

최명길은 생후 6개월 만에 네덜란드에 입양돼 리카르도 브루인스 최라는 이름으로 레이싱에 뛰어들었다. 11세 때 카트 대회에서 우승하며 재능을 확인한 그는 2007년 F3 대회에서 두 번 우승, 시즌 4위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한국인 또는 한국계 드라이버가 F3에서 우승컵을 안기는 최명길이 처음. F3, GP2 다음 단계가 대망의 F1이다. 최명길은 GP2 테스트도 통과했다.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최명길은 GP2를 포기하고 2009년 한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국내에 머물고 있다. 최명길은 24일 "후원사를 구할 수 없었다. GP2는 F3와 비교해 4, 5배나 많은 돈이 들어간다. 1년 뛰는 데 5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선책으로 F3와 GP2의 중간 단계인 '아시아 포뮬러 르노 V6'에서 기회를 엿봤지만 대회가 폐지되면서 갈 곳을 잃었다. 최명길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F1 한국인 드라이버 선발전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발전을 연 KAVO가 코리아그랑프리 운영에서 밀려나면서, 예정됐던 육성 프로그램도 유야무야됐다.

최명길은 현재 국내의 인디고 레이싱팀 소속으로, 제네시스 쿠페를 몬다. 개조한 양산차로 자웅을 겨루는 GT레이스는 포뮬러 레이스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 "직원으로서 월급 받으면서 레이스도 하고 자동차 개발과 팀 운영에도 관여한다"는 최명길은 "GT레이스 자체로도 즐겁지만 최종 목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얼른 스폰서를 찾아서 GP2부터 뛰어야 해요. F1과 GP2는 차이가 크지 않거든요. 3년 뒤엔 F1 드라이버가 될 겁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F1 드라이버 고바야시 가무이(25ㆍBMW자우버)는 지난 시즌 12위에 오르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F3 시절 고바야시와 경쟁하며 함께 F1을 꿈꿨던 최명길은 "고바야시는 도요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면서 부러워했다. 고바야시는 지난해 F1 코리아그랑프리에 출전하면서 "한국의 대기업들이 자국 드라이버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명길은 올시즌 코리아그랑프리 홍보대사 자격으로 다음달 말레이시아그랑프리를 찾는다. 한국 대회 홍보 임무를 안고 떠나는 '출장'이지만 F1계에 자신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 최명길은

●생년월일 1985년 12월3일

●출생지 서울(네덜란드 입양)

●레이싱 입문 7세 때인 1992년 카트 레이싱

●포뮬러 레이싱 데뷔 19세 때인 2004년

●F3 데뷔 2006년(톱3 2회 진입)

●F3 성적 2007년 우승 2회

톱3에 6회 진입으로 시즌 4위

2007년 알프레드 아베네스 트로피

(유망한 네덜란드 드라이버 상) 수상

●네덜란드어, 영어, 불어, 독어, 한국어 가능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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