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론] 대(對) 중국전략 질적 개선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론] 대(對) 중국전략 질적 개선을

입력
2011.03.24 12:00
0 0

중국의 경제 규모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로 올라섰고, 외환보유액 2조8,000억달러로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서 대(對) 중국 수출이 미치는 기여도는 50%에 이른다.

민생과 균형으로 선회한 대륙

이처럼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매년 3월 초 중국경제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양회(兩會), 즉 최고 정책 자문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우리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쏠리는 국제적 관심도 지대하다. 특히 올해 전인대에서는 향후 5년의 중국경제 청사진인 제12차 5개년 발전계획이 최종 확정돼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양회의 핵심 화두는 '민생'과 '성장 방식의 전환'이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민생 안정과 경제 구조조정, 환경 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이다. 민생 안정은 인플레 압박, 집값 폭등, 소득분배 악화 등의 문제로 민심이 흔들리고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의 반영이다. 경기 부양에 따른 투자 확대로 심화된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긴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회는 또 소비촉진 정책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서 소비ㆍ투자ㆍ수출의 비중을 균형 있게 하고 서비스업 비중 확대를 꾀하는 한편, 제조업 선진화, 신흥 전략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환경ㆍ에너지 부문에서는 오염물 배출량을 8~10% 줄이고, 비화석 연료 소비 비중을 11.4%로 높이는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즉 소득분배 개혁, 신흥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로, 외수에서 내수로 구조적 전환을 위한 장기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소득 재분배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며, 기득권자와 충돌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내수 위주로 성장패턴을 바꿔보려고 하지만 내수를 받쳐 줄 저소득층과 농촌지역의 소득 증가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장 목표를 8%에서 7%로 하향했다지만, 당분간은 현재와 같이 소비보다는 투자와 수출을 통한 고성장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중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수출과 투자의 증가율 둔화를 통해 내수 비중이 높아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부정책의 일환인 임금 상승을 비롯해, 가공무역 비중 축소, 환경규제 강화 등의 변화가 예상되며 부동산 규제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진출기업들의 전반적인 경영 환경 악화가 우려된다. 중국이 기존 수출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가공무역기지로 여기고 있는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저임금을 바탕으로 단순 조립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구조일 뿐,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 대(對)중국 수출구조는 중간재 위주여서 소비재 위주로 바뀌지 않는 한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중국의 신에너지, 바이오 등 7대 신흥 전략산업 육성책에 따라 산업 부분에서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들의 해외진출 잘 활용해야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투자자로, 향후 세계의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다. 현지 진출기업의 내수시장 공략, 최종소비재 위주의 수출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소득이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인의 해외여행과 중국투자(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우리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듯이 우리의 대 중국 전략도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