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맞춤형 서민금융상담’행사가 당초 홍보와는 동떨어진 수준 낮은 상담과 미숙한 운영으로 저신용자가 대부분인 참가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김종창 원장의 퇴임(26일)을 앞두고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2층 강당에서 12개 유관 서민금융기관들과 함께 햇살론, 미소금융, 희망홀씨대출, 전환대출 등 분야별 부스를 열고 민원인과의 상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내건 ‘서민금융 애로 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겠다’는 행사 취지를 ‘구체적인 대출방안 마련’으로 해석한 민원인이 400여명이나 몰리면서, 대부분 참가자가 짧은 상담시간과 불충분한 설명에 불만을 품고 돌아갔다.
경기 송탄에서 새벽 차를 타고 온 박모씨는 “대부업체 빚을 갚기 위해 전환대출 상담을 받았는데,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말만 들었다”며 “조건이 안 맞으면 다른 적당한 상품을 추천하는 식으로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랐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며 바로 상담이 끝났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가자도 “한달 전부터 ‘원스톱으로 해결해 준다’고 해서 크게 기대하고 왔는데, 이미 알고 있는 정보만 알려준 뒤 이런 저런 조건 때문에 안 된다는 얘기만 들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동두천에서 온 최모씨는 “창업자금을 받으려고 신용보증재단과 상담을 했더니 서울시민만 대상이라고 거절당했다”며 “이런 행사에는 지역 재단도 참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서민금융 상품을 실제 수요자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를 홍보하자는 취지였는데, 참가자들이 더 큰 것을 기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상담자가 너무 몰려 상담시간이 짧았다”며 “앞으로도 매월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한 만큼, 내실 있는 행사가 되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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