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전기가 끊긴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복구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복구과정에서 압력용기 온도상승, 화염으로 인한 인부 대피 등 각종 복병이 나타나고 있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력공급이 가장 빠르게 복구중인 것은 방사성물질 유출우려 등 상태가 심각했던 3호기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도쿄전력이 조명을 복구한 뒤 촬영한 3호기 중앙제어실 사진을 분석한 결과 원자로 자체에 눈에 띄는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23일 보도했다. 3호기는 원자로 상부 건물외벽이 수소폭발에 의해 붕괴된 상태지만, 사진에 나타난 중앙제어실과 인접한 원자로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20분께 3호기에서 한때 검은색 연기가 솟아올라 현장 작업 인력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불길이 목격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중대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3호기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공급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담수를 주입하는 작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바닷물은 증발하는 과정에서 소금이 남아 기기 고장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1,4호기에도 계측기 전원이 연결되는 등 전원 공급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1호기의 중앙제어실 계측기 일부에 전기공급작업이 완료돼 원자로 압력용기 온도를 측정한 결과 설계온도(섭씨 302도)보다 100도 가량 높은 섭씨 400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자로가 과열되면 내부의 연료봉이 녹아 방사성 물질이 대량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 관계자는 "1호기에는 12일부터 소방펌프로 노심에 바닷물을 공급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연료봉이 수면 위로 노출된 채 방치되면서 고온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소방펌프로 평소(1시간당 2㎥)보다 9배나 많은 바닷물을 투입, 온도를 390도까지 낮췄다.
4호기에는 전날에 이어 콘크리트펌프차를 이용, 50m 상공에서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 방수작업을 진행했다. 도쿄(東京)소방청과 요코하마(横浜)소방국도 오후부터 3호기 방수작업에 가세했다. 4호기 역시 외부전력을 사용, 가설펌프로 저장수조에 담수를 주입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여전히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은 2호기다.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워낙 커, 전원회복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22일 밤~23일 새벽 공용수조의 가설전원반 설치작업 중 작업원 2명이 상처를 입기도 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원자로 1~6호기의 전력공급을 위한 준비는 완료됐다"며 "하지만 냉각장치가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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