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백인의 희망'으로 불리는 파울라 래드클리프(37ㆍ영국)가 15개월만의 침묵을 깨고 레이스에 복귀한다. 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2시간15분25초)을 보유하고 있는 래드클리프가 5월1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골든 레벨 로드레이스 '부파 그레이트 맨체스터대회' 10km부문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지난 17일 IAAF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1월 중순부터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앨버커키 고지대에 캠프를 차리고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래드클리프는 마라톤뿐만 아니라 10km 도로 경주에서도 세계기록(30분21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스는 래드클리프가 2002년 영연방국가들의 올림픽인 커먼웰스대회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곳으로 재기전으로 삼기에 안성맞춤대회라는 평가다.
래드클리프는 지난해 9월 둘째 아들 라파엘을 출산한 직후부터 레이스 복귀를 간절히 기다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위에선 '30대 중후반의 몸으로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더 짙었다. 2007년 2월 첫째 딸 이슬라가 태어난 이듬해 11월 뉴욕마라톤에 출전할 정도로 못 말리는 마라톤 애정을 보이며 주변의 우려를 잠재운 그는 2009년에도 2시간 29분대 기록으로 뉴욕마라톤을 완주했다.
아프리카발(發) 검은 돌풍이 남자 마라톤을 일찌감치 석권했지만 여자 마라톤에선 래드클리프가 백인들의 우상으로 추앙 받고 있다. 역대 1,2,3위의 기록이 모두 래드클리프의 발 밑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올림픽무대에선 노메달이다. 2004년 아테네에선 중도 기권했고 2008년 베이징에선 23위에 그쳤다. 래드클리프는 이를 의식한 듯 "2012년 런던 올림픽 마라톤금메달이 마지막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는 몸 만들기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가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해 한국방문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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