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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방사능 피폭 안 당했다면 요오드제 복용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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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방사능 피폭 안 당했다면 요오드제 복용 불필요

입력
2011.03.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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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대지진 여파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우려로 들썩였다. 방사성 요오드가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각종 정보가 여과 없이 쏟아져 나왔고,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 사재기 열풍까지 불기도 했다. 방사성 요오드가 유발한다는 갑상선암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갑상선암 완치율 100%에 가까워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호르몬을 만들고 저장했다가 혈액으로 내보낸다. 여기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태아와 신생아의 뇌ㆍ뼈 성장에 도움을 주는 등 인체기관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갑상선의 일부가 커져 혹이 생긴 경우를 갑상선 결절(갑상선 종양)이라고 하며,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암), 낭종(물혹) 등이 있다.

갑상선암은 유전적 요인이나 방사선에 과량 노출돼 생길 수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간혹 목 앞쪽이 불룩하게 튀어나오거나 아프고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제거술이나 호르몬을 투여해 치료한다.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치료결과도 좋아 완치율이 99.5%나 된다.

그렇다면 갑상선과 요오드는 어떤 관계일까?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원소다. 갑상선은 끊임없이 체내에 들어오는 요오드를 축적해 갑상선 호르몬인 티톡신과 티톡신 유도체를 만들도록 한다. 하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오드와 방사성 요오드는 다른 물질이다. 몸에 이로운 요오드는 원소가 안정된 I-127이고 방사성 요오드는 불안정한 I-131이다.

문제는 인체가 I-127과 I-131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I-131이 몸에 들어왔을 때 I-127이 갑상선을 미리 차지하고 있으면 I-131은 흡수되지 못하고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요오드(I-131) 피해를 줄이려면 요오드화칼륨 같은 비방사성(안정된 원소) 요오드 화합물을 먹어 방사능 요오드가 갑상선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거나 줄여야 한다.

요오드제,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 넘을 때 먹어야

요오드화 칼륨은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h를 넘을 때 먹는 게 적절하다. 하지만 어린이는 예측 피폭량이 낮아도 요오드액을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젊은 층은 예측 피폭량이 10mSv/h만 초과해도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요오드화 칼륨은 방사성 요오드가 몸에 흡수되기 직전이나 직후에 먹는 게 효과적이다. 효과지속시간은 24시간 정도다. 직전에 마시면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쌓이는 것을 90% 이상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피폭 후 4시간 이후에는 억제효과가 50%로 떨어지고, 6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거의 없다.

요오드화 칼륨을 먹으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갑상선 기능 이상이다. 또 침샘에 염증이 생기거나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항간에 요오드가 포함된 다시마로도 방사성 요오드 축적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건조 다시마 100g당 100~300mg의 요오드가 포함돼 있지만 음식으로 짧은 시간에 다량의 요오드를 체내에 공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요오드화 칼륨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방사능 피폭시 성인 기준으로 하루 130㎎의 요오드화칼륨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일일 요오드 섭취 기준치인 0.075㎎(75ug)의 1,70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우리나라처럼 갑상선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유병률이 높은 곳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방사능에 피폭된 것이 아니라면 굳이 복용할 필요가 없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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