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의 사의 표명과 맞물려 한국여자프로골프가 시즌 개막도 맞기 전에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하이마트가 후원하기로 했던 이번 시즌 KLPGT 개막전 하이마트 여자오픈이 취소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선 회장이 KLPGA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KLPGA가 수익 창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의 대표 자리를 놓고 선수 출신 이사진과 마찰을 빚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KLPGA가 회원인 선수들을 관리하는 여자프로골프의 상징적인 단체라면 KLPGT는 대회를 창설하고 운영하면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주식회사다. KLPGA 회장과 KLPGT 대표이사 사장을 겸임했던 선 회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KLPGT 대표이사의 연임을 원했다.
그러나 이사들은 지난 17일 회의를 열어 단독 대표이사가 아닌 공동 대표제로 하자는 안건을 의결했고, 선 회장은 KLPGA 협회장이 KLPGT 공동대표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며 맞섰다. 21일 열린 대의원 설명회에서도 KLPGT 공동대표제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자 선 회장은 22일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선 회장은 이날 오후 사임의 변을 통해 "2010년에도 공동대표 얘기가 나와 사표를 냈지만 임원들이 원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하게 됐다. 방송 중계권사 선정에서 특정 업체를 밀어줬다거나 협회 운영 방식이 독선적이라는 주장은 사실 왜곡이자 음해"라고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해 KLPGA 투어는 4월8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시즌 개막전 하이마트 오픈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중계 방송사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 파행이 우려된다. KLPGA는 24일 사무국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선 회장 사의 표명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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