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에 이순우(61ㆍ사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지주는 22일 자회사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이 수석 부행장을 이달 말 퇴임하는 이종휘 행장 후임으로 결정했다. 또 경남은행장에 박영빈(57ㆍ사진) 행장 직무대행을, 광주은행장에는 송기진(59ㆍ사진) 현 행장의 연임을 확정하는 등 계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이순우 행장 체제'로 재편돼, 최대 과제인 민영화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순우는 누구
이 내정자는 34년간 우리은행(한일+상업은행)에서만 일한 '정통 우리맨' .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ㆍ성균관대(법학과)를 나와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상업은행 홍보실장,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 인사부장을 거친 뒤 2002년 우리은행 출범 이후 기업금융과 개인고객 부행장을 지냈다.
수석 부행장에는 2008년 올랐다. 2002년 카드사태 당시에는 기업금융단장으로 LG카드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뚝심도 보여줬으나, 행내에서는 원만한 성격과 친화력이 그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수석부행장에 오른 뒤에는 전국 영업점을 일일이 방문,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장 직원의 애로사항을 챙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민영화 추진 체제로
차기 행장 발표 직후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뜻이 맞는 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평소 '우리금융 민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온 것을 감안하면,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즉 이 회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적 파트너로 이 내정자를 선택했으며, 조만간 이 내정자와 함께 중단 상태인 민영화 작업에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게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 내정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자체 민영화를 추진할 당시 은행 주요 고객을 설득해 거액을 유치하는 등 10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민영화의 기획자라면 이 내정자는 민영화를 위한 실탄(투자자금)을 마련하는 책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도 차기 행장으로 지명된 직후 "우리금융 민영화 등 많은 난제를 해결하고, 우리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는데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내정자 선임 배경에는 조직 안정이라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장이 고려대와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지도부 인사의 균형을 이루려면 '비 고려대-비 한일은행'인 이 내정자가 최적의 카드였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 내정자와 막판까지 경합한 ▦윤상구(연세대), 정현진(서울대) 전무와 김희태(중앙대)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 ▦김정한 지주 전무는 상업은행 출신이지만 이 회장의 후배(고려대 법학과)였다.
한편 이 내정자는 경쟁 후보들에 대해 "한일ㆍ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10년이 된 상황에서 어느 은행 출신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후보자끼리의 내부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순우는
-1950년 경북 경주 출생
-대구고, 성균관대(법학과) 졸업
-1977년 상업은행 입행
-상업은행 홍보실장,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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